3월 12일 오이스가 교류회의 전프레에 협력한 기사입니다.
단독! 사내는 지금 핑크빛? 두 사람의 은밀한 사생활
(디*패치 패러디/らん님 B님 11님의 멋진 협력 아트를 받아 작성했습니다.)
사내 커플이 탄생했다. 인사팀의 A 대리도 아니고 회계팀의 B 사원도 아니다. 무려 이번에 탄생한 사내 커플은 오이스가 주식회사의 대표, 오이카와 토오루(34)와 그의 비서 실장으로 일하는 스가와라 코우시(34)이다. 회사 대표와 비서의 금단의 사랑, 그 시작에서부터 지금까지를 O!SUGA 신문 편집부가 단독 포착했다.
O!SUGA 신문 편집부가 처음 두 사람에 대한 소문을 들은 것은 작년 3월 경, 스가와라 코우시(이하 스가와라) 비서 실장이 회사에 들어온 지 약 보름이 지난 시점이었다. 회사 지하에 위치한 구 자료실 창고에서 그가 다른 직원과 밀애를 즐긴다는 말에 O!SUGA 신문 편집부는 처음 코웃음을 쳤다. 회사에 입사한 지 고작 보름, 거기다 대표를 모시는 비서 실장이 지고 가기엔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소문이라 판단, 무시하려 했지만 계속되는 소문과 제보에 결국 취재를 감행하였다.
스가와라의 측근들은 모두 하나같이 그를 일벌레라 칭하며 "성실한 사람" "대표님이 늘 늦게 퇴근 하므로 항상 그 시간까지 자리를 지킨다." 라며 그를 둘러싼 추문에 모두 고개를 저었지만 O!SUGA 신문 편집부는 포기하지 않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하다 이 비서 실장의 패턴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바로 그의 움직임은 모두 대표이사 오이카와 토오루(이하 오이카와)에 맞춰져 있다는 것. 비서 실장인 그가 자신이 모시는 대표의 움직임에 맞추는 것은 이상하지 않았지만, 너무도 그에게 맞춰 있어 다른 직원과 대화할 틈은 물론 데이트를 즐길 틈도 없어 보인다는 것이었다. 그의 아침은 대표 이사의 집 앞으로 차를 모는 것으로 시작되었고 그 이후, 모닝 커피와 신문을 대동해 차에 태우고 함께 회사로 출근. 모든 회의 스케쥴과 일정을 관리하고 함께 이동. 아직 젊은 대표 이사의 하루에 맞춰 움직이고 행동했기에 그의 발이 구 자료실로 갈 틈은 보이지 않는 듯이 보였다. 하지만 O!SUGA 신문 편집부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그의 행동을 주시했다. 그렇게 긴 취재가 계속되던 와중 지난 3일, 소문의 비서실장이 드디어 구 자료실로 향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밀회를 즐기러 가는 이라고 보기엔 어려울 정도로 스가와라는 그 날 아침 정성스레 골랐을 정장을 흐트러짐 없이 갖춰 입고 손에는 온갖 서류 파일들을 들고 있는 모습이었다. 대표 이사실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곧장 지하로 간 그는 한동안 그곳에서 일처리를 하는 듯했다. 너무도 반듯한 비서실장의 모습에 헛소문이라며 O!SUGA 신문 편집부가 포기하려는 찰나, 그가 타고 내려왔던 엘리베이터를 타고 누군가가 구 자료실에 내려왔고 그것은 놀랍게도 그를 내려보낸 대표이사 오이카와였다. 회사 사람들의 두 눈을 피해 자료실에 숨어든 두 사람은 처음 함께 일을 처리하는 평범한 사이로 보였으나 이내 몸이 가깝게 붙기 시작했다. 스가와라는 어떠한 고민도 없이 대표 이사의 넥타이를 잡아끌거나 장난치는 행동을 보였고 마치 그게 한 두 번의 일이 아닌 듯 오이카와 역시 익숙하게 그에게 기대 있거나 허리를 끌어안는 과감한 스킨쉽을 내보이곤 했다. 그런 두 사람의 행동은 대표 이사와 비서 실장이라기보다 여느 평범한 커플처럼 자연스러웠다.
그 이후에도 두 사람의 행동은 어렵지 않게 O!SUGA 신문 편집부의 눈에 포착되었다. 대표 이사가 늦게 퇴근하는 날에는 꼭 비서 실장도 함께 그의 사무실에 남았고, 그가 들어간 사무실에는 항상 블라인드가 내려왔다.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는 두 사람을 제외하곤 누구도 모르겠지만, 긴 시간이 흐르고 사무실에서 나오는 비서 실장의 흐트러진 차림새는 심심치 않게 카메라에 담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뿐만이 아니라 취재 기간 동안 여러 번 대표이사의 집에 올라가 아침까지 내려오지 않는 그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었으며, 아침 출근을 위해 나서는 그의 옷차림은 누가 보아도 새것이 분명한 수트였다.
한편 오이스가 주식회사의 대변인은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한 O!SUGA 신문 편집부의 주장에도 "두 사람은 평범한 상사와 부하직원 관계." 라며 "이런 억측은 당황스럽다." 라고 일관하며 입장을 전했다.
회사에서 들려오는 은밀한 외침
(대나무숲 패러디)
입사한 지 일 년, 아직 신입사원이다. 우리 팀에는 신입으로 들어온 사원이 나 하나라 어물쩍 행동할까 싶다가도 다른 팀 신입이랑 비교당하기 싫어서, 덧붙여 눈칫밥 먹는 건 더 싫어서, 매일 아침 한 시간 일찍 출근해 선배들의 아침 인사를 담당하고 있다. 사회생활이라며 매일 매일 참고 견디지만 솔직히 더러워서 못 해먹겠다. 시키는 일이라곤 복사나 잔 삼부름에다 얼마 전에는 바로 위 기수 선배에게 커피 타오라고 하는 그 위 기수 선배가 꼴 보기 싫어서 대신했다 커피돌이까지 담당하고 있다. 솔직히 일하러 회사 나오지 인사돌이 커피돌이 복사돌이 하고 싶어서 회사 나오는 건 아닌데, 엿 같은 돈 때문에 참고 있다. 입사하며 옮긴 집의 월세도 월세였고 매달 들어가는 관리비에 통신비에 광열비에 고정적으로 빠져나가는 돈부터 시작해 보험이며 적금이며 학자금이며 내 손에 들어오기 전에 빠져나가는 것들이 많아서 싫어도 견뎌야 한다. 하지만 근래 텅 빈 통장으로도 참지 못할 일이 생겼다. 바로 새로 온 팀장놈이다. 나이는 모르지만 보아하니 나와 몇 살 차이 안나 보이는 젊은 팀장은 말 그대로 금수저인지 어디 뉴욕의 무슨 대학을 나오고 어디서 석사를 밟고... 하여튼 직원들 입에서 떠드는 그의 신상은 아주 금칠이 되어있다. 그러니 비슷한 연배에도 누구는 신입 사원이고 누구는 단번에 팀장 자리에 올라갔겠지. 하지만 애초에 스타트 라인이 다르고 태생이 다른 인간이기에 치졸한 질투나 열폭은 하지 않는다. 그런데 왜 참지 못하느냐 하면, 그건 그의 괴롭힘 때문이다. 도대체 그에게 뭐로 찍혔는지 그 인간은 말끝마다 나를 붙인다. 회의 시간에도 "어떻게 생각해요?" 뒤에 내 이름, 그냥 간단한 업무보고는 물론이요 심지어 다른 사람의 보고에도 꼭 나를 불러 "이게 맞다 생각해요?" 뒤에 내 이름. 그게 끝이 아니다. 외근 나갈 때도 "같이 나가죠" 뒤에 내 이름, 점심시간에도 "같이 먹죠." 뒤에 내 이름, 출장 갈 때도 "같이 가죠" 뒤에 내 이름. 심지어 탕비실이나 흡연실에 갈 때도 내 이름이 붙는다. 다들 팀장이 널 많이 예뻐하나 보다, 하며 좋겠다 부럽다 떠드는데 솔직히 그건 겉보기에 그래 보이는 거고 막상 까보면 모조리 괴롭힘뿐이다. 내 보고에 내 의견 묻는 거야 그렇다 쳐도, 왜 선배 보고에 날 호출해서 의견을 묻는데? 누굴 엿 먹이는 것도 아니고? 거기다 왜 지 출장에 자꾸 나를 끼워 넣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보통 사원도 아니고 팀장이 나가는 외근, 출장은 강도도 높고 일도 많다. 신입인 내가 처리할 일은 정말이지 요만큼도 없어 따라가면 할 일도 없다. 얼마 전에 지방 출장 따라갔다가 2박 3일 내내 잠도 안 자고 일하는 팀장 옆에서 멍하니 노트북만 보고 있어야 했고 저번 출장 때는 대기하라는 팀장의 말에 차 안에서 12시간이나 갇 혀 있기도 했었다. 그래놓고 고맙다며 꼴랑 사준 게 밥이었는데, 근사하고 괜찮았지만 화장실도 못가고 12시간 동안 그에게 충성한 내 그 고통에 비하면 미슐랭 별 5개 정도는 붙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술도 그리 좋아하지도 않는 양반이 매주 금요일마다 온갖 이유를 붙여 회식을 잡아대는데 다른 놈들은 빠져도 나는 절대로 빠지면 안 된단다. 그래놓고 옆에 앉혀서 술도 못 마시게 하는데 누구 고문하는 것도 아니고. 그러면서 지는 부어라 마셔라 난리가 난다. 얼굴만 보면 술 잘 마시게 생긴 양반이 몇 잔 못 마시고 쓰러지는데 그 뒤처리는 누가 하냐면 바로 내가 한다. 그럼 또 나는 그 인간의 무거운 몸을 끌고 그의 차를 몰아 그의 아파트까지 가 그를 침대에 눕혀주기 까지 해야 하는데 회식에 끌고 가는 것도, 다른 놈은 빠져도 나는 절대로 안 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얼마 전에는 웃으면서 어차피 쓸 일 많지 않냐며 자기네 집 스페어 키까지 주더라. 매일같이 그 키로 그의 집에 들어가 그의 옷장에 차곡차곡 쌓여있는 지방시 셔츠며 생로랑 구두를 찢어발기는 상상을 하지만 아쉽게도 위에서 말했듯 나에겐 과거의 빚도 미래의 빚도 있다. 그뿐이랴, 힘들게 된 취업인데 발로 차고 나와 또다시 고난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무섭고 날아올 부모님의 걱정과 잔소리도 두렵다. 그래서 버티고 떠 버티지만, 다음 주에 일주일 정도로 잡힌 팀장의 홍콩 출장이 무서워 더는 버티지 못하겠다. 분명 오늘내일 날 사무실에 불러놓고 "같이 가죠." 라고 할 게 뻔한 상황이라 돌아버리겠다. 태어나서 홍콩 한 번도 못 가봤는데, 솔직히 해외 출장 가면 하루 이틀은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을 거라 기대는 되는데 같이 가는 상대가 그 빌어먹을 팀장이라면 말 다했다 싶다. 홍콩 야경은커녕 호텔에서 컵라면이나 말아 먹으며 노트북만 또 멍하니 지켜봐야겠지. 일주일 내내. 아무것도 못하고 할 수 있는 일도 없는 나를 질질 끌고 온갖 비지니스 업무를 보러 다니고 차에 가둬놓을 게 뻔하다. 그래서 오늘, 일주일 내내 그에게 시달릴 생각을 하다 숨이 너무 막혀 처음으로 사표를 써봤다. 하지만 현실의 노예인 나는 아마, 아니 확실하게 그걸 내밀 용기 따위 없겠지. 지옥의 홍콩 일정, 울고 싶다. 회사 때려치우고 싶다. 하지만 오늘도 버틴다. 모든 신입사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