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스가] ordinary
2015. 5. 5. 21:06





[코우시가 어려졌어!!!! 올 때 백화점 들려서 옷가지랑 애들이 좋아할 만한 장난감 좀 사다 줘. 뭐든 괜찮으니까, 빨리!!!]



알 수 없는 의미의 심장만 쿵쿵 뛰었다. 이와이즈미에게 대뜸 메시지를 던져 놓고 오이카와는 피곤한 제 머리를 쓸어 넘기며 식탁에 얼굴을 묻었다. 찬 유리의 감촉이 뺨을 타고 전신으로 퍼져나갔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지?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거지? 과학적이지 못한 현상에 절로 한숨이 입술을 타고 흘렀다. 상황파악이 조금도 되지 않는 자신과 달리 스가와라 코우시는 뭐가 그리 좋은지 TV 앞에 앉아 어린이날 특선 만화영화를 눈에 담고 있었다. 


어제, 드디어 부모님의 허락으로 함께 살게 된 집으로 이사했다. 하루 만에 끝내야 하는 이사라 조금 무리를 하긴 했다. 그래서 그런가? 아침에 눈을 떴더니 제 옆자리에 누워있어야 할 스가와라 코우시는 온데간데없이 웬 어린 아이 하나가 덜렁 누워 있었다. 헛것이 아니고는 설명이 안 되는 풍경이었다. 그래, 피곤해서 그래. 어제도 쓰러지듯 잠들었잖아? 그리 생각하며 오이카와는 멍하니 몇 번이고 제 눈을 비볐지만 곤히 잠든 아이의 얼굴은 변하지 않았다. 얜 누구야? 아니 그보다 왜 스가와라와 머리 색이 똑같지? 눈에 난 점도 똑같고? 찬찬히 아이의 얼굴을 뜯어보던 오이카와는 믿기지 않고 믿을 수 없었지만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이 아이가 바로 스가와라 코우시라고. 


어제 같이 짐 정리를 하면서 앨범을 뒤적이기는 했다. 그 안에서 유치원 단복을 입고 개나리꽃밭 앞에서 사진을 찍은 스가와라를 보고 "귀여워서 죽을 것만 같아." "내가 키우고 싶어." "얘 나 주면 안돼?" 라며 발을 동동 구르기는 했다. 그렇다고 해도, 그 모습 그대로 변한다는 게 말이 되냐고. 


말은 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몇 번이고 제 얼굴을 때리고 꼬집고 심지어 목까지 졸라본 후에 현실임을 깨달은 오이카와는 어려진 연인이 깨지 않도록 방을 나와 서둘러 집을 정리했다. 정말로 스가와라 코우시가 어린아이로 돌아간 것이라면 어른의 흔적을 감춰야만 할 것 같았다. 아이가 가질 혼동을 막기 위해서 그리고 대답하지 못할 질문들도 막기 위해서. 오이카와가 급히 함께 찍은 사진이며 어른용 칫솔이며 걸려있는 옷가지들을 들고 스가와라의 개인 방에 던지듯 밀어 넣은 후 다시 침실로 돌아왔을 때, 아이는 눈을 뜨고 있었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마치 태초의 모습과 같은 꼴로 부스스하게 눈을 뜬 아이는 잔뜩 겁에 질린 얼굴로 방을 둘러보다 마지막으로 자신을 발견하고 울음을 터트렸다. 저 나이의 아이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낯선 환경에 낯선 이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래도 그렇지. 얼굴을 보자마자 울음을 터뜨린 것은 오이카와에겐 살짝 상처였다. 하지만 그 상처를 스스로 달랠 틈도 없이 엄마아아아! 아빠아아아아! 목청껏 우는 아이 덕에 오이카와는 진땀을 빼야 했다. 


형아는 코우짱의 부모님의 부탁으로 한동안 같이 지내기로 했어. 기억 안 나? 코우짱이 배구 배우고 싶다고 해서 왔잖아. 형아 유명한 배구 선수야. 봐봐, 저기 트로피도 있지? 기다려봐, 형아 나온 잡지도 있어. 


제 조카에게도 써본 적 없는 '형아'라는 호칭에 오랜만에 이름에 '-짱' 까지 붙여가며 오이카와는 아이를 달랬다. 제 팔자에는 없을 일이라 생각했던 것이었다. 생각지도 못하게 아이 앞에서 제 자랑을 늘어놓고 관심을 끌기 위해 이리저리 재롱을 부려보아도 먹히지 않아 우선 옷부터 입혔다. 집에 아이용 옷가지가 없어 되는대로 제 티셔츠를 가져와 입혀놨더니 기다란 원피스 수준이 되었다. 나중에 스가와라에게 걸리면 혼날 것 같았지만 정말 방법이 없었다. 오이카와는 대충 흘러내리지 않게 티셔츠를 당겨 묶어준 후, 끅끅 울며 딸꾹질까지 해대는 아이를 안아 어제 마트에서 사 온 온갖 군것질거리와 아이스크림을 건네주었다. 날이 날인 만큼 끊임없이 흐르는 만화영화를 거실에 틀어놓았다. 그제야 스가와라 코우시는 진정이 되었다. 정말이지 영락없는 아이였다.


하지만 문제는 오이카와 토오루였다. 자신은 좀처럼 진정이 되지 않았다. 폭풍 같은 순간이 지나가고 나자 겨우 생각해낸 해결책은 <이와이즈미 하지메>뿐이었다. 자신의 인생속 해결사는 스가와라 아니면 이와이즈미였다. 현재 첫번 째 해결사가 어린아이가 되었으니 기댈 곳은 한 곳뿐이었다. 급히 보낸 메시지에 날아온 답장은 [오늘 만우절 아니다.] 라는 냉담함이었지만 이내 TV 앞의 뒷모습을 첨부해 보내자 [기다려.]라는 날쌘 대답이 돌아왔다. 멍하니 식탁에 누워 이와이즈미를 기다리며 오이카와는 브라운관의 빛으로 시시각각 물드는 아이의 뺨을 바라보았다. 


아까 안을 때도 느꼈지만 아이라 그런지 엄청 보드라웠다. 물론 어른 스가와라 코우시도 부들부들하지만 아이의 것은 차원이 달랐다. 거기다 저 머리 뭐야. 복슬복슬한 게 꼭 강아지 같았다. 울던 아이를 달래며 넘겨주고 쓸어주었는데 포근해서 기분이 좋았다. 덤으로 제 헐렁한 티셔츠를 입은 꼴은 또 어떻고. 커다란 티셔츠 아래로 빠져나온 하얀 다리나 거기 붙어있는 작은 오동통한 작은 발이 귀여워서 입에 넣고 굴리고 싶을 정도였다. 왜 저렇게 이뻐? 왜 저렇게 귀여워? 어디서 저런 생물체가 나타났지? 스가와라 코우시는 정말 자신을 미치게 만들려고 태어난 존재가 분명했다. 그러지 않고서야 이게 말이 될 리가 없었다. 



"하아.."



하지만 아이하곤 이것저것 못하잖아. 그게 가장 큰 문제였다. 이제 막 동거 생활의 스타트였는데 매일같이 붙어있고 안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안기는커녕 아이에게 다가만 가도 자신이 잠재적 범죄자와 같이 느껴질 것만 같았다. 하늘이 자신에게 시련을 내리는 걸까? 아니, 오히려 이건 상에 가깝지 않나? 그렇지 않고서야-



"형아-"



언제 자신이 스가와라 코우시의 "형아-"소리를 듣겠느냐고. 더는 울지 않은 채 방실 웃으며 저를 부르는 아이의 목소리에 오이카와는 급히 유리 위의 고개를 떼어냈다. 어색하게 웃으며 왜? 하고 묻자 손가락으로 TV를 가리킨다. 



"띠비 꺼졌어."



세상에, 띠비래. 광고가 나오는 화면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부루퉁한 얼굴로 손가락을 흔든다. 오이카와는 아파 오는 심장을 애써 무시하며 다가가 아이 곁에 슬쩍 옆에 앉았다. 케이블을 달아 놓길 잘했지. 리모컨을 이리저리 돌리자 다른 채널에서 진행 중인 만화 영화가 흘러나왔다. 



"코우짱, 소파에 앉아서 보자. 바닥 차잖아."
"너무 멀어서 싫은데..."



그래도 아이에게 찬 바닥은 아니었다. 나중에 아야 해, 징그러운 표현력을 끌어쓰며 말하자 아이는 깜빡깜빡 눈을 두어 번 감았다 뜨더니 이내 탄탄한 오이카와의 무릎 위로 궁둥이를 앉혔다. 그리곤 아무런 스스럼 없이 단단한 가슴팍에 제 작은 등을 기댔다. 



"이렇게 하면 되지. 형아 소파야."



소파.. 심지어 형아 소파래. 오이카와는 찡하게 올라오는 코에서 코피라도 터질 것만 같아 서둘러 꾹 두 구멍을 잡아 눌렀다. 낑낑 작은 몸을 끌고 와 답싹 차지해 앉은 모습이 귀여워서 자꾸만 심장에 무리가 왔다. 어린이 스가와라 코우시 대단하다, 대단해. 그나저나, 얘 왜 이렇게 좋은 향기가 나지. 어른 스가와라 코우시에게서 나던 달짝지근한 향과는 달랐다. 그가 즐겨 쓰던 바디 코오롱의 향도 아니었다. 킁킁 코를 세워 아이의 의문스러운 체취를 맡으며 오이카와는 가만히 작은 허리를 끌어 깊숙하게 안았다. 아, 이거 아이들에게서 나는 그 향이다. 파우더리한 그 향. 살다 살다 제 품에서 이런 향을 맡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던 오이카와는 그 기분 좋은 향에 벗어나지 못하고 깊게 얼굴을 묻었다. 하지만 그 평화로움도 잠시


"...너 뭐하냐?"



잠그지 않았던 문을 아주 제집 드나들듯 열어젖힌 이와이즈미의 등장에 멈추고 말았다. 경멸에 가까운 그 시선에 오이카와는 서둘러 고개를 들며 "그런 거 아니야!!!"라고 항의했지만 그보다 더 빨리 성큼성큼 들어선 그가 쇼핑백을 던지듯 내려놓고 품에서 스가와라를 낚아채 갔다. 



"이 쓰레기 같은 자식-"
"아니라고!! 아니야!! 이와짱! 그런 거 아니야..!"



아무 짓도 안 했어! 아무 생각도 안 했어! 아무 마음도 안 먹었어!! 그런 뜻을 담아 눈빛으로 호소해 보아도 이와이즈미는 정색한 얼굴을 감추지 않았다. 그의 품에 답싹 안겨진 아이만이 뜻 모를 두 남자의 눈빛 교환에 당황할 뿐이었다. 점점 표정이 무너져가는 아이의 얼굴에 또 울까 싶어 오이카와는 급하게 입을 열었다. 



"코우짱, 인사해. 여기는 형아의 친구인 이와이즈미 하지메. 이와이즈미 형이라고 부르면 돼."
"이아이즈..?"



아 이름이 좀 길었나 보다. 겁먹은 눈동자로 우물우물 뱉는 말이 채 완성이 되질 못 했다. 



"괜찮아, 하지메라고 불러."



그런 스가와라를 고쳐 안으며 이와이즈미가 믿을 수 없는 호칭을 허락했다. 하지메라니! 저게 지금 누구 애인에게 이름을 부르라고 하는 거야? 오이카와는 말도 안 되는 저 호칭을 철회하기 위해 입을 열었으나 



"하찌메 형아!"



조금 전의 눈동자를 감추곤 까르르 웃으며 짧은 혀를 움직이는 아이에게는 이길 자신이 없었다. 그건 이와이즈미 역시 마찬가지였는지 꽤나 당황한 얼굴이었다. 야, 얼굴 붉히지 마. 오이카와가 슬쩍 미간을 구기며 발로 그의 장딴지를 꾹 눌렀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엄마와 아빠를 찾으며 울던 아이는 이제 낯선 환경에 익숙해졌는지 이와이즈미의 품에 안겨서도 불안한 기색이 없었다. 그걸 다행이라 여겨야 하는지 불공평하다 여겨야 하는지 오이카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보다.. 백화점 가서 일단 급한 대로 사오긴 했는데 봐봐. 나도 이 만한 애가 있어야 알지."
"사이즈 잘 샀어?"
"그냥 네가 보내 준 사진 보여주면서 직원들에게 부탁했어."



이와이즈미가 스가와라를 내려주며 말했다. 서둘러 그가 던져놓은 쇼핑백을 뒤적이자 티셔츠와 바지, 속옷들이 줄줄이 쏟아져 나왔다. 하나둘 꺼내놓는 옷가지가 제 것임을 알았는지 스가와라는 총총 걸어와 붙어 앉으며 고사리 같은 손으로 그것들을 뒤적였다. 뭘 이리도 많이 샀는지 색색의 옷가지들이 수북이 바닥 위로 쏟아져 내렸다.



"코우짱은 이거 입을래."



귀여운 새우 그림이 그려진 티셔츠를 들고 아이가 흔들었다. 새우... 왠 새우..? 도대체 이와이즈미의 취향은 어떻게 생긴 거지? 덜렁 그려져 있는 허리 굽은 새우를 보며 오이카와는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거 싫어? 조심스레 물었지만 "째우가 좋아!" 라며 웃는 아이에게는 항복할 수밖에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달려있던 태그를 다 떼어내고 자동차가 그려진 팬티와 면바지, 마지막으로 새우 티셔츠까지 입혀 놓으니 아이는 완벽한 어린이가 되어 있었다. 



"이거 봐, 장난감도 사 왔어."



새 옷이 기분이 좋은지 제자리에서 깡총깡총 뛰는 스가와라에게 이와이즈미가 환심이라도 살 셈인지 쇼핑백에서 커다란 자동차 장난감들을 꺼내 보였다. 우와! 나이 불문 남자들의 로망이 차가 맞는지 아이가 눈을 반짝이며 빨간 자동차에 탄성을 질러댔다. 



"그나저나, 어쩔 거야? 이제부터?"
"뭘?"
"유치원 끊을 거야?"



아이에게 자동차를 품에 안겨주며 묻는 이와이즈미에 말에 오이카와는 멍하니 아이의 머리통만 바라보았다. 몰라, 나도. 이제부터 어쩌면 좋을지. 일단은 저 모습도 제 연인의 것이니 귀엽고 예쁘고 사랑스러운데 그렇다고 계속 이렇게 살 수는 없었다. 나중에 부모님이라도 집에 찾아오면 그때는 뭐라 설명해야 할지도 막막했다. 당장 스가와라는 골든 위크가 끝나면 출근도 해야 할 입장이었다. 



"일단 회사에는 휴직계를 대신 내고... 유치원.. 이와짱, 나 유치원도 끊어야 해?"
"너 출근하면 쟤 누가 돌봐. 놀아줄 친구도 없잖아."



현실적인 지적에 막막한 오이카와 대신 부웅-부웅- 소리를 내며 자동차를 움직이던 스가와라가 입을 열었다. 



"다이찌!!"
"..뭐?"
"다이찌!! 코우짱 친구 이써! 다이찌!!"



다이찌? 다이찌가 뭔데? 무슨 햄스터야? 이와이즈미가 물었다. 다이찌? 다 있다고? 오이카와 역시 아이의 언어가 이해되지 않아 눈만 굴렀다. 



"짜와무라 다이찌!!!"



제 말을 이해 못 하는 두 남정네를 보며 스가와라가 발을 굴렀다. 짜와...아, 사와무라 다이치. 



"그래, 다이치.... 주장군 말이지?"



어린 스가와라 코우시는 제 존재로도 모자라 타인을 이용해서라도 저를 죽이고 싶은 모양이었다. 저 꼴 저 모습을 사와무라 다이치에게 보여주었다가는 아마 자신은 이 세상을 이미 떠나있지 않을까. 설명을 듣긴커녕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우길 것만 같았다. 그리고 아마 스가와라 코우시는 자신보다 그를 택하겠지. 그 꼴을 어떻게 보라고. 죽어도 못 보지.  



"절대로 안 돼. 이와짱, 주장군에게는 이 이야기 하면 안 돼."
"..그래, 그래야 할 것 같다."
"카게야마도 안 돼."
"걔는 왜?"
"토비오 형아라고 부르는 거 들으면 나 열 받아서 죽을지도 몰라."



단박에 인상을 구기는 이와이즈미의 얼굴을 보며 오이카와는 웃었다. 그래, 미친놈 보듯 봐도 어쩔 수 없다니까? 이왕이면 이 특권 아닌 특권은 자신만 누리고 싶었다. 특권이라 하기엔 상황이 참 이상했지만, 어쨌든 그랬다. 



"하찌메 형아, 하찌메 형아-"
"응?"
"다른 빠방 없어?"



금세 질렸는지 잘 가지고 놀던 빨간 자동차를 흔들며 스가와라가 어리광을 부려왔다. "얘, 어리광 장난 아니다." 그리 중얼대며 이와이즈미는 쇼핑백에서 다른 장난감들을 꺼내 보여주었다. 작은 모형 자동차와 요즘 잘나간다는 변신 로봇 세트였다. 



"이와짱 혹시 백화점을 털었어?"
"아니.. 뭐.. 사다 보니?"
"그래도 그렇지, 내일이면 다시 돌아올지 모르는데 이게 다 뭐야?"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나았으나 그래도 이건 많이도 너무 많았다. 금세 널린 장난감으로 엉망이 된 보금자리를 둘러보며 오이카와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여긴, 스가와라 코우시와 자신의 러브하우스여야 했는데... 이 풍경은 다 뭐란 말인가. 어린이 집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래도 울지 않고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쪼마난 모습을 보고 있으니 기분이 좋기는 했다. 거기다 



"토오루 형아-"



저렇게 햇살 같이 웃으며 저를 부르는데 무슨 힘이 있냐고. 내가. 오이카와는 스가와라의 부름에 이끌리듯 다가가 곁에 앉았다. 같이 놀아, 슬쩍 공룡 하나를 내밀었다. 응, 오이카와는 작게 대답하며 아이의 머리에 쪽 입을 맞추었다. 언제까지 이대로 재내야 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아무렴 어떠냐. 이렇게 귀엽고 예쁜데. 과학적이지 못해도 설명할 수 없어도 작아도 커도 스가와라 코우시는 스가와라 코우시었다. 그 모든 것 위에 스가와라 코우시가 있었다. 오이카와에겐 늘 그가 우선순위였다. 언제나 곁에 있어 주겠다고, 지켜주겠다고 당당하게 했던 약속은 그가 아이로 변했어도 달라지지 않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코우시, 네가 돌아올 때까지 내가 잘 돌봐 줄게. 네 과거를. 


오이카와는 속으로 작은 결심을 새겨 넣으며 작은 연인의 모습을 가득 눈에 담았다.







-




내용이 정리가 되지 않는 이유는 부분 부분을 다 잘라내느라. 끙. 엉엉..

스가 티셔츠는 그 합숙 때 입었던 티셔츠에서~

토 ㅣ고는 ㄴㅏ중ㅇ ㅔ.....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