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스가] 세상의 끝
2015. 1. 18. 22:26




잠을 깨운 것은 물소리였다. 조용히 흐르는 물소리에 스가는 무겁게 내려앉았던 눈을 떴다. 해가 뜰 즈음 잠에 들어서인지 작은 창을 타고 떨어지는 빛이 그다지 반갑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고개만 살짝 돌려 벽에 걸린 시계를 확인하니 벌써 2시가 넘어가는 늦은 아침이었다. 침대에서 나가고 싶지 않은 마음에 이불을 끌어안고 뒤척였지만 달그락 화장실에서 울리는 소리에 결국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훅 끼치는 한기가 등뼈를 훑고 지나갔다. 길게 하품을 하며 머리를 숙이자 치렁치렁한 머리카락이 목을 타고 쏟아져 내렸다. 



"다이치, 뭐해?"



캄캄히 잠긴 목소리를 내어 빈 옆자리의 주인을 찾았다. 마른 그 목소리에 화장실에서 "면도"라는 대답이 날라왔다. 이제는 너무도 익숙해진 긴 머리를 아무렇게나 묶은 후 스가는 발치에 치이는 다이치의 티셔츠를 입고 침대에서 기어 나왔다. 작은 창 너머로 아이들이 웃음소리가 노래처럼 흘러들어왔다. 대충 묶은 머리를 넘기며 화장실로 향하자 세면대 앞 거울을 바라보며 쉐이빙 크림을 덕지덕지 바른 다이치가 눈에 들어왔다. 



"갑자기 무슨 면도야."
"얀씨가 오늘 괜찮은 어선 업자를 소개해준다고 했거든."



무덤덤한 목소리가 작은 공간을 울렸다. 사각사각 칼을 이용해 요리조리 고개를 움직이는 다이치를 감상하며 스가와라가 슬쩍 몸을 벽에 기댔다. 어제 그렇게 자신을 괴롭히던 사내는 아침이 되니 사라지고 평온한 얼굴만 남아 있었다. 



"괜찮을까? 우리가 배를 사들여도?"
"괜찮아, 사와무라 다이치가 아니라 키시라는 이름으로 샀으니까 문제 생기지는 않을 거야. 얀씨 친척이라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그랬어."
"아니, 그게 아니라..."



스가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슬쩍 침대 아래를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언제든지 떠날 수 있도록 중요한 물건들을 담아 둔 여행가방 두 개가 놓여있었다. 저 여행가방을 꺼내지 않은지 이제 막 1년이 지나가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마음을 놓고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괜찮아. 여차하면 배는 그냥 버리면 되는 거야. 늘 그랬잖아."
"아깝잖아."



한두 푼 하는 돈도 아닌데. 스가가 툴툴거리며 중얼거리자 타올을 이용해 크림을 말끔하게 닦아낸 다이치가 걸어 나오며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괜찮아, 잘 될 거야. 그 말을 믿고 여기까지 함께 왔지만 언제나 그 말이 스가를 안심시키는 것은 아니었다. 불안한 눈동자로 올려보자 다이치가 웃으며 살살 머리를 넘겨주며 입을 열었다. 



"배 계약하고 돌아오면 오후에 사냥에 가자."
"또?"
"네 사격 솜씨가 형편없어서 어쩔 수 없어. 무슨 일이 생기면 그게 네 무기가 되어 줄 텐데 어느 정도는 잘 다뤄야 하잖아."
"알았어."



어차피 말로는 다이치와 씨름을 해도 이길 자신이 없었기에 스가는 깔끔하게 두 손을 들어 항복했다. 아침 먹자. 툭툭 스가의 엉덩이를 두드리며 마치 아이를 달래듯 구는 다이치에게 끌려 작은 키친으로 향했다. 사실 말이 키친이지 별 볼 일 없는 공간이었다. 배를 타고 돌아오는 다이치가 생선을 손질하는 용도로 더 많은 사용이 되는 곳이었다. 집 주인이 계약 옵션으로 던져 주었던 작은 테이블에 데워진 수프 그릇이 놓여 있었다. 요리를 전혀 못 하는 다이치가 아마 마트에서 사 온 통조림이 분명했다. 그래도 잠든 자신을 깨우지 않고 무언가를 준비했다는 사실에 스가는 좋아진 기분으로 자리에 앉았다. 



"맛있어 보여."
"통조림 수프가 맛있어 봤자지."



예의상 그러나 진심을 담아 말하는 스가에게 다이치가 웃으며 받아쳤다. 나란히 빵 조각 하나 없는 테이블에 앉아 수저를 들었다. 그리고 묽은 그것을 입으로 떠 넣으려는 찰나였다.


쾅쾅쾅. 


요란하게 울리는 문소리에 스가가 놀라 현관을 바라보았다. 그 소리에 제대로 옷을 갖춰 입지도 않은 채로 다이치가 아무렇게나 벽에 세워 둔 낡은 사냥총을 챙겨 들었다. 다이치를 배에 태워주는 크라머씨가 준 구식 총이었다. 



-"미스즈? 집에 있어?!"



요란한 문소리와 달리 건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다이치도 스가도 아는 목소리였다. 익숙한 여인의 목소리에 스가가 서둘러 몸을 일으키며 급히 "네!" 라고 외쳤다. 이 아침부터 무슨 일이람, 아니 아침은 아니었지만. 총을 내려놓는 다이치를 확인하며 스가는 방으로 급히 뛰어들어갔다. 어제 아무렇게나 벗어놓은 고무줄 치마를 주워 입고 옷걸이에 걸어 둔 가디건을 걸쳐 입었다. 전에 아이슬란드의 구제숍에서 산 낡은 것이었다. 괜찮아? 다이치를 향해 돌며 확인을 요구했다. 괜찮다는 의미의 끄덕임을 본 후 스가는 엉망인 머리를 쓸어 넘기며 현관문을 열었다. 파란색의 나무문을 열자 어마어마한 양의 햇빛과 함께 목소리의 주인공이 인사를 건네왔다.



"설마, 아직까지 자고 있었던 거야? 미스즈?"
"아뇨, 막 일어나서 키시랑 밥을 먹고 있었어요."
"듣자하니 얀씨 추천으로 드디어 배를 산다며? 젊은 부부가 열심히 하는 모습 보기 좋아."



그녀가 웃으며 칭찬 아닌 칭찬을 뱉었다. 고마워요, 앨렌 아주머니. 스가는 어색하게 웃으며 어눌한 언어로 감사의 의미를 전했다. 



"아, 내 정신 좀 봐. 내가 찾아온 건 다름이 아니라- 오늘 오후에 프랑스 여행객 한 팀이 지젤네 게스트 하우스에서 지낸데. 근데 그 팀이 영어도 덴마크어도 물론 그린란드어도 못하는 모양이야. 미스즈가 불어 할 줄 안다고 했었지?"
"아, 간단하게요. 그럼 있다가 제가 도와드리러 가면 될까요?"
"응, 미안해. 바쁠 텐데."
"아니에요. 괜찮아요."



스가는 서둘러 고개를 저었다. 그다지 어려운 부탁이 아니었으니 크게 문제 되는 것은 없었다. 그럼 있다 부탁할게! 엘렌이 그 말을 끝으로 멀어지기 무섭게 스가는 서둘러 문을 쾅 닫았다. 이곳 그린란드는 빙하와 오로라로 관광객의 수요가 많은 나라였다. 그곳에 조용히 자리 잡은 스가는 그동안 배워 왔던 언어를 이용해 간간이 통역 일을 해주며 수입을 벌고 있었다. 다이치는 외부에서 온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내켜하지 않았지만 언제까지고 다이치에게만 의지하며 지낼 수는 없었기에 스가가 내린 결단이었다. 그리고 또, 이웃을 돕고 살며 이루어지는 호감과 교류는 현재 다이치와 스가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이기도 했다.




여름이 되면 24시간 해가 뜨고, 겨울이 되면 몇 주나 빛이 찾아오지 않는 나라. 추위와 빙하가 뒤덮은 이곳, 그린란드를 택한 것은 그저 지도 위의 가장 끝에 위치했기 때문이었다. 도망치려거든 세상의 끝으로 가자. 아무도 우리를 찾을 수 없도록. 다이치가 그렇게 말했기 때문이었다.



"나 없이 살 수 있겠어?"



목을 꽉 죄는 턱시도를 입고 있던 스가 앞에 나타난 다이치는 대뜸 그렇게 물었었다. 분명 밖에 사람이 있었을 텐데 어떻게 여기까지 들어왔는지, 헤어진 동안 잘 지냈는지 그런 물음과 인사도 던질 틈을 주지 않고 그렇게 물었었다. 



"아니."



없어. 사와무라 다이치 없이 살 자신 따위 스가에게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 부모님이 원하는 자리, 부모님이 원하는 여성과 결혼하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이 길이 스가 자신에게 지옥과 같으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벗어나지 못했던 것은 오로지 눈앞의 사와무라 다이치 때문이었다. 자신의 집안에서 그에게 무슨 짓이라도 할까 겁이 났다. 그럼에도 이렇게 눈앞에 나타난 그가 너무도 반갑고, 고맙고 또 사랑스러워서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럴 자신 없다고.
"내가 책임질게. 도망가자. 어디든 좋아. 누구도 우리를 찾을 수 없는 곳으로 가자."
이 도피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스가는 머리 한편으로 현실적인 생각과 자신의 아버지, 그리고 형들을 떠올렸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이 남자와 웃고 있는 자신이 있었다. 마치 현실과 이상같았다. 항상 원하는 것은 정해져 있었다. 사와무라 다이치. 지금 저 손을 잡지 못한다면 그것을 가질 수 없으리라는 것을 스가는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목에 두르고 있던 넥타이를 풀었다. 끼고 있던 흰 장갑을 벗었다. 그리고 그의 손을 잡았다. 


식장에서 도망치는 순간은 스가의 짧은 인생에서 가장 두근거리면서 스릴 넘치는 순간이었다. 다이치가 렌트한 차에 오르며 저도 모르게 비명도 질렀던 것 같았다. 



"그래서 우리 어디로 가는데?"
"세상의 끝으로 가자. 아무도 우리를 찾을 수 없도록."



불안한 눈으로 묻는 자신에게 다이치는 호쾌하게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은행에 들려 통장에 있던 돈을 찾아 준비된 가방에 쓸어 담았다. 커다란 야상을 입은 남자에 턱시도를 입은 새신랑은 마치 강도라도 된 양 은행의 VIP 룸에서 열심히 돈을 담았다. 스가는 이게 마치 영화의 한 장면과 같다고 여겼다. 그런 스가에게 넌지시 은행 직원이 혹시 납치 된거냐며 쪽지로 적어 물어오기까지 했었다. 그만큼 꼴이 우습기 짝이 없었다. 그렇게 어마어마한 양의 현금을 들고 항구로 향했다. 비행기는 금방 잡힐 것 같으니 배를 이용하자는 게 다이치의 의견이었다. 항구로 향하는 길, 지나가다 보인 옷가게에 들어가 아무 옷이나 골라 갈아입었다. 한가로이 카운터를 지키던 직원 위로 틀어진 무음의 TV안에서 스가와라 회장의 셋째 아들이 행방불명 되었다는 뉴스가 흐르고 있었다. 



"결국 내가 납치법이 되었네."
"막내아들이 게이라서 남자랑 도망갔다고는 말 못 하잖아."



후드 점퍼의 모자를 덮어쓰며 스가가 중얼거렸다. 말도 못하겠지만 아마 인정도 할 수 없는 게 분명했다. 뭐, 이제 그것은 스가에게 어떠한 의미도 갖지 못했지만. 그렇게 턱시도를 가게 탈의실에 벗어 던져두고 오래 차를 몰아 항구에 도착해 배를 타고 향한 곳은 중국이었다. 그 뒤로는 어마어마한 여행이 펼쳐졌다. 기록이 최대한 남지 않게 움직이는 것은 모두 육로나 기차 버스를 이용했다. 함께 지도를 보며 정한 세상의 끝은 그린란드였다. 단순히 가장 끝에 위치한 나라라는 것이 이유였다. 그곳에 도착하기 위해 많은 사람을 스치고, 날씨를 뚫고, 국경을 넘었다. 남자 둘이 도망치는 꼴이 이상하게 보일 것 같아 수많은 거짓말을 했다. 배낭여행을 하는 친구, 함께 여행 온 형제-  스가의 자르지 못한 머리가 어깨를 넘기 시작해서는 당당하게 신혼여행 중인 부부, 사랑의 도피 중인 커플이라 떠들었다. 그렇게 긴 날을 넘고 넘어 드디어 목적지인 그린란드의 누크 공항에 도착했을 때에 다이치는 어마어마한 수염을 길렀고 스가의 머리는 등을 가렸다. 꾀죄죄한 꼴로 마주 보고 웃었다. 그렇게 도착한 그린란드, 이곳 까지 도망치면서 아끼고 아껴 남긴 돈으로 작은 집을 렌트했다. 서류에는 중국에서 만들었던 위조 신분증을 이용했다. 젊은 부부가 이렇게 조용한 나라로 이주한 것이 신기한 마을 주민들에게 스가는 자신이 작가라 이곳에서 작품 활동을 할 거라며 유창하게 거짓말을 뱉었다. 아직 익힌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눌한 덴마크어로. 어느새인가 거짓말은 습관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 이곳에 도착했다. 다이치의 손을 잡고, 함께 정한 세상의 끝으로.






"아주머니가 뭐라셔?"
"오후에 프랑스 관광객이 온다고 통역을 좀 해달라셔."



스가가 다시 의자를 빼 앉으며 대답했다. 불어는 몽골에서 만난 프랑스 기자에게 배웠던 것이었다. 한 달 정도 같은 숙소에서 머물면서 간단한 회화를 배웠는데 그게 생각보다 요긴하게 써 먹혔다. 아주 짧은 솜씨였지만 이렇게 도움이 되니 다행이었다. 기자는 함께 여행 중인 부부라는 말에 자신도 언젠가 결혼하면 이런 여행을 하고 싶다며 웃어 보였다. 그 순박한 웃음에 사실은 우리 도망치고 있어요! 라고는 말하지 못한 채로 씁쓸하게 웃었다. 그 외에도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몽골에서 만나 함께 나무를 깎아 호루라기를 만들었던 아이들, 중국에서 만난 유학생 친구들, 국경을 넘게 도와줬던 버스 아저씨, 캐나다로 넘어가는 길에 만난 태국 아가씨는 사랑의 도피를 하고 있다는 말에 자신의 트렁크를 열어 옷가지를 챙겨 주었다. 스가가 현재 입고 있는 스커트는 그 아가씨가 주었던 것 중에 하나였다. 그 여행길 속에서 물론 항상 좋은 날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국경을 넘으면서 위조된 신분이 들킬까 조마조마했었고, 제대로 쉴 수 없는 낡은 버스로 10시간 넘게 화장실도 못 간 채로 갇힌 적도 있었다. 크게 열병이 나서 발이 묶여 고생한 날도 있었다. 하지만 그 수 많은 낮과 밤사이에서 스가는 단 한 번도 후회 하지는 않았다.
도망친다는 사실이 언제나 스가를 불안하게 만들고 여전히 그러하지만 그래도 혼자가 아니었다. 자신의 걸음을 맞춰 걸어주는 다이치가 있었다. 자신의 손을 잡아주는 다이치가 있었다. 이 사람을 믿기 때문에 세상에 나왔고 이 끝에 도착한 것이었다. 그래서 스가는 조금도 후회하지 않았다. 늘 누리던 부유하고 편했던 생활에서 벗어나 이렇게 낡은 가디건에 이름을 잃고 산다고 해도 조금도 후회되지 않았다.

"다 먹었으면 치운다?"



어느새 그릇을 다 비운 다이치가 수저를 들지 않는 스가를 보며 물었다. 반 즈음 아직 그릇이 차있었지만 스가는 딱히 배가 고프지 않았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 통역일 빼고 오늘은 뭘 할 거야?"
"음, 작가라는 설정에 맞춰 밖에 나가서 책 읽는 시늉도 좀 하고, 네가 돌아오면 같이 사냥 연습하러 가야지. 그리고 그 전에 조금 잘래. 어제 네가 안 재워서 너무 피곤해."



푸석푸석한 눈가를 비비며 스가가 툴툴거렸다. 그런 스가를 보며 픽 웃어 보인 다이치는 싱크 안으로 그릇을 투하했다. 그리고는 잡동사니를 넣어두는 찬장을 뒤적이더니 무언가를 꺼내 건넸다. 커다란 손 아래 유리 펜던트가 달린 핀이 놓여 있었다. 작은 새 모양의.



"이게 뭐야?"
"저번 주에 장 보러 마트 가던 길에 샀었어. 남자애에게 이런 거 선물하는 거 좀 아니라고는 생각하지만.. 어울릴 것 같아서."
"...괜찮아."



스가는 다이치가 미안한 마음에 핀을 거두기라도 할까 서둘러 잡았다. 그리고는 보란 듯이 엉망으로 묶은 머리에 꽂았다. 핀 선물을 받고 기뻐할 만큼 자신의 감성이 풍부하지는 않았지만 이걸 고르며 자신을 떠올렸을 다이치를 생각하면 웃음이 나왔다.



"잘 어울려?"
"응."



약간 쑥스러운 듯 얼굴을 붉히는 다이치를 올려보며 스가는 환히 웃었다. 그럼, 난 이제 나갈 준비 할게. 정수리에 살짝 입을 맞춘 다이치가 그렇게 머리 위에서 중얼거리며 스가를 놓아주었다. 다이치의 품에서 벗어나며 스가는 짐을 챙기는 너른 등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괜찮다. 저 등이 있다면. 자신이 스가와라 코우시로 살 수 없어도. 우리가 처음 함께 극장에서 본 영화 속 여주인공의 이름을 빌려 살아도. 자신의 존재가 점이 되어 사라진다 하더라도 괜찮았다. 사와무라 다이치와 함께 있을 수 있다면 스가에게는 이 모든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이 시간을 누리기 위해 언젠가는 저 낡은 사냥총을 자신이 들어야 하는 날이 올지도 몰랐다. 겨우 얻은 이 작은 보금자리를 두고 언제나처럼 침대 밑 가방만 챙겨 떠나야 할지도 몰랐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사와무라 다이치와 함께 가는 그곳이 언제나 세상의 끝이었다. 스가와라 코우시에게 세상의 끝은 사와무라 다이치와 같았다. 스가는 천천히 턱을 괴며 하루를 준비하는 다이치의 뒷모습을 가만히 눈에 담았다. 아직은 평화로운 오후였다. 








-


부잣집 막내 도련님 스가와라 코우시와 그의 애인 사와무라 다이치의 사랑의 도피....... 

왜 하필 다이스가냐면, 스가를 잃는다고 생각하면 항상 평점심 쩌는 다이치도 이렇게 막나가지 않을까 싶어서?

참고로 두 사람이 쓰는 가명은 영화 <첫사랑>에 나오는 두 주인공 이름....... 아 뭔가 로맨스 영화에서 따오고 싶었는데

생각나는게 이 영화뿌니여써...


그린란드 가본적 1도 없음 주의. 내가 아는 그린란드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속 그린란드가 전부... 또르르.

근데 심지어 그 영화 대부분 다 아이슬란드 촬영이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