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스가]
2015. 1. 13. 01:03





끼익- 소름 끼치는 소리를 내며 두꺼운 철문이 바닥을 긁었다. 문틈으로 쏟아지는 빛을 바라보며 스가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발치에는 그릇째로 손도 대지 않은 식사들이 널려있었다. 3일, 3일이 지났다. 이 방에서. 스가는 문을 두드리고 긁어 리느라 엉망인 자신의 손으로 침대를 짚고 몸을 일으켰다. 철제 침대가 삐걱거리며 낯선 소리를 뱉어냈다. 



"선택의 시간이야."



문을 열고 나타난 다이치의 말에 스가는 자신의 피로 얼룩진 손을 내밀었다. 그 손바닥 위로 작은 나이프가 내려앉았다. 



"선택지는 두 가지. 죽이느냐, 지우느냐. 네 몫이야."
"...."
"우리는 그들에게 <까마귀>라는 것을 명심해."



툭툭 어깨를 두드리며 그렇게 경고하는 다이치의 말에 스가는 쓰게 웃었다. 까마귀는 자신과 같은 돌연변이를 지칭하는 단어였다. 반짝이는 것을 좋아하는 까마귀의 습성처럼 인간을 동경하는 돌연변이를 뜻하는 우스운 별명이며 비하 의도가 다분한 말이었다. 인간들의 입장에서 그들이 만든. 그리고 스가가 알기로는 다이치가 자신들과 같은 돌연변이를 <까마귀>라고 말할 때에는 무척이나 기분이 좋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날 배신하지 마."



조용히 내려앉는 그 말에 스가는 마른 혀로 입술을 축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사와무라 다이치를, 그리고 모두를 배신할 리가 없었다. 어디까지 자신의 진심을 믿어줄지는 이제 알 수 없었지만 그것은 사실이었다. 단호한 얼굴의 다이치를 지나 힘이 들어가지 않는 다리를 끌고 스가는 전등이 깜빡이는 복도로 나왔다. 오래전, 문을 닫은 공장의 근처에는 하루에 2번 정도 석탄을 실은 기차가 지나갔다. 지금이 그 시간인지 햇빛이 기둥을 뚫고 들어오는 틈으로 요란한 소리가 채워졌다. 마른 흙냄새가 스가의 코를 자극했다. 천천히 손 안에서 나이프를 돌려가며 또 다른 문 앞에 섰다. 



"끝을 내는 게 두려우면 제가 대신 할게요."



그 문을 지키고 있던 츠키시마가 건조하게 말했다. 끝은 내가 낼 거야. 스가는 단호하게 말하며 천천히 나이프의 손잡이를 꽉 잡아 쥐었다. 누군가가 대신 낼 수 있는 끝이 아니었다. 자신이 무섭다고, 두렵다고 포기할 수 있는 선택지도 아니었다. 스가의 얼굴을 살피던 츠키시마는 조심스레 문을 열어주었다. 소리 없이 드러나는 공간 속에서 그리운 얼굴이 스가를 반겼다. 피투성이가 된 채로. 등 뒤로 닫히는 문소리를 귀로 담으며 스가는 침을 삼켰다. 의자에 묶인 채로 얼마나 맞았고 당했는지 고개를 숙인 채로 상대는 미동조차 없었다. 심장이 뛰었다. 너무 뛰어서 아플 정도였다.



"토오루."



스가는 오늘이 지나면 다시는 부르지 못할 이름을 소리 내어 불렀다. 최대한 평이하게. 단조롭게. 울음이 들키지 않게. 그 부름에 바닥으로 향해있던 얼굴이 천천히 들려졌다. 굳어진 피로 엉망이 된 얼굴에 스가는 꽉 나이프를 쥐었다. 부어버린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는 오이카와가 찢어진 입술을 당겨 웃었다. 



"난 괜찮아."



거짓말. 그 뻔뻔함에 스가는 입술 뒤쪽을 살짝 물었다. 



"진짜야. 네 동료들이 날 죽이고 싶어서 안달했지만. 내가 좀 잘났잖아."
"그래, 너무 잘나서 탈이지. 세죠의 1대 대장을 함부로 죽일 수는 없잖아. 그럼, 진짜 전쟁인데."



이 상황에서 아무렇지 않게 던지는 우습지도 않은 농담에 스가는 진지하게 받아냈다. 퉤- 오이카와가 바닥으로 침을 뱉어냈다. 미안, 피가 고여. 입안이 찢어졌는지 인상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스가를 올려보며 입을 열었다. 



"그들이 널 내게 보내준 것은- 네가 여기 왔다는 것은, 이게 우리의 끝이라는 말이지?"
"그래."



오이카와 토오루는 인간이었다. 평범한 인간.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우수하고 뛰어난 인간. 인간들의 편에 서서 인간들을 지키기 위해 돌연변이들을 죽이는 인간이었다. 돌연변이의 편에 서서 돌연변이들을 지키기 위해 인간들을 죽이는 자신과는 반대되는 인간이었다. 어쩌다 우리는 이렇게 되었을까. 스가는 천천히 쥐고 있던 나이프를 떨어트렸다. 요란한 금속음이 시멘트 바닥위로 울렸다. 선택지는 두가지, 하지만 스가에게 애초에 오이카와를 죽인다는 답은 없었다. 그러니-



"네 기억을 지울 거야."



그의 기억에서 자신을 지워야했다. 누군가의 기억을 조작하고 지워내는 것은 스가의 능력으로 눈 감고도 할 수 있는 간단한 일이었다. 살면서 수백 번도 더 했던 일이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이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자신이 미웠다. 오이카와 토오루의 안에서 살고있는 자신을 지워야 한다는 게 아팠다. 너무도 괴로워서 울음이 터질 것 같았다. 간신히 숨을 쉬며 버티고 있는 스가를 바라보며 오이카와가 물었다.



"나에게서 널 빼앗아가면 내게 뭐가 남지?"
"네가 남겠지."



온전히, 안전한 오이카와 토오루가. 스가는 그거면 되었다. 오이카와 토오루가 자신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죽는 것 보다야 훨씬 나은 선택지였다. 오로지 죽음이 아닌 다른 선택지를 다이치가 준 것을 스가는 진심으로 고맙다고 생각했다. 조금이라도 이렇게 자신이 살 수 있는 틈을 준 그의 배려가 눈물 나게 고마웠다. 



"네가 편한대로 해. 나는 그거면 괜찮아."



오이카와는 눈을 감으며 그리 말했다. 천천히 자신을 보지 않는 연인에게 다가간 스가는 천천히 손을 뻗어 엉망인 그의 눈가를 덮었다. 장갑을 끼지 않은 손으로 그에게 닿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 온기를 눈으로 받아내며 오이카와가 마지막으로 입을 열었다. 



"네가 내 기억에서 너를 지워버린다고 해도."
스가는 눈을 감았다. 


"나는 다시 너를 찾아낼 거고."
스가는 입술을 크게 물었다. 


"다시 너를 만나서."
스가는 울음을 목 뒤로 삼켜냈다.


"다시 너를 사랑할 거야."



손바닥으로 뜨뜻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기억을 지워버린 자신의 능력인지, 아니면 오이카와의 눈물인지 스가는 확인하지 않았다. 애써 외면했다. 툭, 사라진 기억과 함께 떨어져 버리는 고개를 서둘러 아프지 않게 품으로 받아내며 울음을 참았다. 그리곤 이제 더는 닿지 않을 자신의 목소리로 마지막을 고했다. 



"나는 다시 너를 만나면-"
"또다시 너를 지키고-"
"네 손에 죽을 거야."



네 기억을 지우지 않도록. 너에게서 절대로 잊혀지지 않도록. 스가는 그렇게 간절하게 주인을 잃은 자신의 마음을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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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식의 흐름~~~~~~~~~~~~~~~~~~~~~~~~~~~~

내가 뭔 소리를 하는지 나 조차도 모름 모름 모름 모름 ................................


킹스맨 예고편을 보다가

아 대박 매튜본 캬

주제곡이 take that이래. 어빠들..

매튜본과 테잌댓? 그럼 엑퍼클이져!

엑스맨

돌연변이

아 돌연변이 스가가  보고싶다

라는 의식의 흐름으로 .........


그래서 제목이 없다.



스가는 기억을 조작하고 지울 수 있는 돌연변이, 오이카와는 평범한 인간.

둘이 서로 인간과 돌연변이인거 모르다가 사랑에 뿅! 하고 빠졌는데

둘이 전투중에 만나다등가, 뭐 그래서 눈맞아서 로미오와 줄리엣 찍다가

돌연변이 대장님 다이치 어빠에게 걸린 오이카와가 피터지게 맞고 스가에게 기억 스틸당한다고 상상하다가

그 앞을 쓰는게 귀찮아서

스틸만....



뭐, 나중에 앵슷한걸루 보구시프다.

세죠 애들하고 전투하던 스가 머리통에 총 겨누는 오이카와라등가

까마귀면 까마귀 답게 쓰레기통에 쳐박히라며 거품물고 스가 싫어하는 오이카와라등가

너 시발 내 머리에 뭔 짓 했어? 왜 니가 내 꿈에 나와? 라면서 혼돈의 오이카와라등가 ...

이게 앵슷한가..?